주인공 이야기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라는 제목부터가 로맨틱 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도 어려서부터 짝사랑한 사람들이 많이 있지요? 물론 많이의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어릴수록 금방 좋아하는 감정이 들기도 하고 작은 일에 호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때의 풋풋한 감정을 사랑이라고 모두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어쨋든 호감 갔던 친구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영화를 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보기 전부터 한국 이야기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진 영화이기도 했고 원작 소설이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라서 구성이 탄탄하다고 듣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의 엄마는 한국 사람이고 아빠는 미국사람 설정이라 한국 명절에 관한 이야기나 서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데 크게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작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미국의 로맨스 영화에서는 동양인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적이 거의 없는데, 동양인 여성이 스토리의 중심이 된다면 많은 동양인 여성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에서 시작해서 동양인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베트남계 배우인 라나 콘도르가 주연을 맡게 되는데요 엄마가 한국 사람인 설정이니 한국계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이미 주연을 맡은 라나 콘도르가 너무 역할을 사랑스럽게 잘 소화해 주어 크게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한복을 입은 라라진의 모습도 꽤 잘 어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밀 러브레터
라라진에게는 언니와 여동생이 있는데 발단은 여동생이 라라진의 비밀 러브레터를 보내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라라진에게는 습관이 있었는데 짝사랑을 끝낼때 그 상개방에게 러브레터를 쓴다는 것입니다. 그 러브레터들을 잘 모아서 상자 안에 놓아두었는데 그것이 사라진 것입니다. 학교에서 당황스러운 일들을 당하는 라라진, 알고 보니 모두 그 러브레터가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그러던 중 피터와 라라진은 계약 연애를 하게 되고 계약서와 함께 할 것들을 목록으로 작성하게 됩니다. 시작은 계약 연애이지만 모두들 예상한 것과 같이 이 둘은 점점 진심이 되어갑니다. 점점 진심이 되어가는 걸 느낀 라라진은 자신이 피터를 좋아하는 것을 깨닫고는 헤어지자고 말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둘, 이 과정에서 정말 콩닥콩닥 예쁜 장면들이 많이 나오고 남자 주인공도 볼수록 매력이 넘치면서 몰입도를 올려갑니다. 둘 사이에 갈등도 생기지만 그걸 서로 이겨내 가는 과정, 서로 점점 좋아지는 과정들을 10대의 감성으로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보고 있으면 마치 저도 10대로 돌아간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한국의 10대들 생활과는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순수했던 감정이나 설렘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풋풋한 그 시절을 상기시키는데 충분합니다. 저는 영화로 먼저 이 이야기를 접했지만 꼭 기회가 된다면 소설로도 보고 싶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다음 이야기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뒤로 후속 편이 2편 더 나왔는데 피터와 라라진이 점점 연애를 계속해 가면서 또 벌어지는 일들을 다룹니다. 2편에서는 계약 연애를 끝내고 진짜 연애를 시작한 라라진과 피터 앞에 라라진의 또 다른 러브레터의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또 로맨스 영화 하면 삼감관계가 빠질 수 없겠지요. 3편은 자매들과 함께 간 한국여행도 나오고 졸업여행으로 간 뉴욕의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거기에 고등학교 시절의 꽃이라는 프롬까지, 신나는 고등학교의 마지막 해를 보내는 라라진이 피터와 꿈꿨던 대학 생활에 차질이 생기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3편에서는 한국의 모습도 많이 담기는데 미국의 로맨스 영화에서 한국의 풍경이 나오니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세계에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도 있고 멋진 모습의 서울 풍경을 보여 줄 수 도 있으니 영화의 파급 효과는 실로 대단합니다. 이를 통해 미디어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낍니다. 이 로맨스영화의 결론은 항상 해피엔딩에 가깝지만 첫사랑의 설레임을 느끼고 싶다면 기분 좋은 웃음을 머금고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다면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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