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안전할까
최근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언급되며 불안감이 높아지고, 이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새벽에 울렸던 지진 문자로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경험을 한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무던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와 같은 예민한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이런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전에 보았던 '백두산'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큰 틀은 생각이 나는데 세세한 에피소드는 잘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더 이상은 지진에 대한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말해 왔습니다. 어렸을 때 배웠던 환태평양지대에 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서 지진은 먼 나라 이야기라고만 생각해 왔었는데 이제는 몇 번의 큰 지진을 경험하면서 더 이상 한반도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은연중에 학습해 온 것 같습니다. 사실 전에는 지진이라고 하면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닌가 생각도 했었는데 한반도 내에서도 큰 피해가 나는 것을 보며 더욱 두려워진 부분도 있습니다.
실제로 폭발이 일어난다면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하였습니다. 갑작스러운 재난에 한반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됩니다, 땅이 갈라지고 고층건물들은 힘없이 주저앉아 버립니다. 도로가 끊기고 남쪽으로 내려가려는 많은 사람들은 발이 묶였습니다.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해 ‘전유경’(전혜진)은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 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의 이론에 따른 작전을 계획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의 연구가 등한시 되었다는 이유로, 미국 국적인 강봉래 교수는 이 작전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고 한국을 떠나려고 합니다, 그러나 전유경의 끈질긴 설득으로 작전에 합류하게 됩니다. 전역을 앞둔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은 갑작스럽게 남과 북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에 투입하게 되는데 아이를 가진 부인의 안위가 걱정되었던 조대위는 부인의 안위를 책임져주는 조건으로 북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작전의 키를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이병헌)과 만나게 된 조대위는 서로 힘겨루기를 하며 점점 급박한 상황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서울에서는 인창이 북한으로 투입된 사실도 모른 채 홀로 남은 ‘인창의 부인 최지영’(배수지)이 뱃속의 아이를 지키며 재난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임산부인 최지영을 보며 정말 엄마는 강하구나 한번 더 느끼게 되었고 만약에 내가 저런 상황이었다면 저 정도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엄마이다 보니 지영에게 감정이입이 더 되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남편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바라며 자신도 묵묵히 아이를 지키는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리준평 역시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했는데, 결국에는 딸을 위해 서로 생각이 달랐던 조인창과 함께 하게 됩니다. 점점 더 시간은 촉박해지고 리준평과 조인창은 마지막까지 한마음으로 백두산의 폭발을 막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세한 일들은 직접 보고 확인 하시기 바랍니다.
웃음을 주는 재난 영화
재난 영화는 역시 무거운 주제로 극을 이끌어 나가지만 백두산은 배우들의 특유의 재치로 인해 극 내내 긴장감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요소를 속속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설프게 한국어를 못하는 척하는 강봉래 교수부터 조인창과 리준평의 티키타카까지 정말 위급한 순간에도 배우들의 위트가 돋보입니다. 아무래도 시나리오와 연출의 힘이겠지만 그것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배우들의 영향도 클 것입니다. 사실 배수지가 임산부 역할을 하면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자연스러웠고 그 혼란스러움을 잘 표현한 것 같아 감정을 이입하기도 쉬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인창이 준평의 딸까지 같이 보살피는 것을 보고 그래도 우리가 한 민족이라는 것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며 특별히 아쉬운 부분도 없었고 재난영화 특유의 무거움 없이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실감 나는 지진 후 서울의 전경과 폭파 장면들이 굉장히 매끄럽고 훌륭했습니다. 몇 년 안에 백두산이 정말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기사들을 보며 다시 영화를 보니 저에게는 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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